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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록/대한민국

주말동안 경주혼자여행.... 실망과 감탄이 동시에 느껴지던 그 곳, 경주

by 사용자 LovelyAlice 2019.01.10

2019년 1월 여행

주말동안 경주를 여행했다. 금요일 밤 회사일이 끝나자마자 짐을 챙겨 경주로 향했다. 2박3일을 지냈지만, 실제는 늦은 금요일 밤 경주에 도착했으니 1박2일 온전한 효과랄까. 다행이라면 딱 여행 시작시점부터 날씨가 풀려서 하루종일 걷기에 날씨가 많이 춥지 않아서 좋았다. 물론 하루종일 밖에 있으니 저녁되어 감기기운이 슬쩍 돌기는 했지만.


어른이 된 이후로 경주를 여행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 교육을 받은 이라면 누구나 수학여행의 한 코스로 경주를 들르지만 그건 그때...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어린 시절의 경주와 지금 여행은 비교가 불가할 터다. 내가 경주로 여행을 하겠다고 하니 주변에서 일괄적으로 "황리단길" 이야기를 했다. 황리단길이 가장 핫하며, 아기자기한 카페며 먹거리며 모든 것이 즐거운 곳이라고 한다. 허나, 정작 나에게 황리단길이 주는 감흥은 없었다. 그 이야기는 아래에 하기로 하고...




주말 경주여행 정리!

p.s. 사진은 삼성 갤럭시 S8 핸드폰으로 촬영




부산 → 경주 출발

퇴근하자마자 집에 들러 짐 가방을 대충 챙겼다. 전날 회사 회식이 있었고, 그것을 핑계로 짐을 하나도 준비하지 못했다. 대충 여행가방에 짐을 욱여넣었다;;;;; 화장품이며, 옷이며, 그냥 닥치는대로. 짐가방을 대충 둘러매고 부산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부산 노포동 터미널에서 출발하여 경주로 향했다. 편도로 약 50분. 평균적으로 1시간을 잡으면 된다고 한다. 비용은 4,800원. 출발시각은 다양한 편이나, 항상 막차 시간 정도만 알고 있으면 크게 낭패보지 않고 경주 ↔ 부산을 오가는데 불편하지 않을 듯 싶다.






숙소는 Airbnb; 작은 뜰

숙소는 에어비앤비에서 골랐다. 수 많은 한옥 중에서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뜰(Pettite Garden)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말 그대로 국내 최대 리뷰사이트라고 불러도 좋을 네이버에 작은 뜰 리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걱정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꽤 만족스러웠다. 따끈한 방바닥에서 올라오는 따스함과 주인장인 손수제작한 커튼 덕분에 한옥 특유의 외풍을 이길 수 있었으니까. 외출하고 나서 방에 들어가 이불 밑에 손을 넣어 따뜻한 기온을 느낄 때면 그렇게 방바닥이 좋을 수 없었다. 게다가, 조용한 이곳의 특성상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싶은 게 아니었던 나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장소이기도 했다. 


어차피 이번 경주여행은 부지런히 여행을 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다. 쉬러 가는 것. 그래서 늦잠 잘 계획이었고 그래서 조용했으면 싶었다. 마침 내 옆방 룸메이트들은 대부분 조용했고, (코고는 소리는 제외. 어차피 이건 불가항력적이니까) 그래서 작은 뜰에 있는 동안 황리단길 독립서점에 구매한 책 한 권도 조용히 집중해서 다 읽을 수 있었고, 조용히 쉴 수 있었다. 

내가 예약한 Airbnb "작은 뜰" 예약 페이지 바로가기 (* 에어비앤비 $25 받기)

 리뷰: 2019. 01. - 경주여행, 황리단길 시작에 있던 작은 한옥 게스트하우스 ... 작은 뜰






황리단길.. 시큰둥...

요즘것들의 감각이 묻어난다는 황리단길.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로 지적받기도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황리단길을 방문한다. 그렇지만 나에게 황리단길은 그다지 큰 감흥이 없었다. 이 곳이 왜 유명한지는 알겠으나, 그 유명한 이유가 나에게 그다지 유효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을 뿐. 눈에 띄는 카페들은 각 특징을 알기 어려웠고, 시그니쳐라고 하는 커피는, 그러니까 나는 커피를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어떤 조예나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보니 그런 황리단길의 특징을 즐기기 어려웠다. 게다가 전반적인 물가도 매우 높았다. (이유가 모두들 한결같이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이라고) 결국 황리단길이 재미없었던 이유는 나 혼자 싱글이어서 그랬나보다라는 자조적인 평가를 내리고 이곳을 떠나기로.






내가 원래 계획했던 독립서점에 들러, 시중에 판매하지 않는 또는 잘 취급하지 않는 독특한 책을 구매하자는 것 정도 실행했다. 어서어서서점과 지나가다(Book&Something)에 들러 책 한 권씩 구매완료. 이 곳들은 취향에도 맞지만, 여행이라는 소재에 관심이 많은 내게 독특한 아이디어를 주는 책을 고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황리단길이 나에게 즐거움을 준 것은 딱 거기까지였다. 

 2019.01. - 경주여행, 독립서점 두 군데: 어서어서, 지나가다 Somthing & Books @ 황남동(황리단길)



 




대릉원 경주시 사적공원

경주여행에서 딱히 대단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독립서점에 들른다. 교촌/양동마을에 가본다가 내 계획의 전부였다. 그리고 황리단길에 아무런 감흥을 받지 못한 나는 가까운 대릉원으로 향했다. 크고 크고 크고, 그리고 둥근 릉이 잔뜩있는 이 공원에서는 잔디를 보호합시다,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안내판은 필요없는 것들이었다. 그 안내를 무색하게 할 만큼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잔디로 당당히 들어가서 온갖 포즈를 취하고 사진 찍는 사람들. 아이들은 릉 근처까지 오르락 내리락 아무도 제재하지 않는 사람들. 대릉원 내에 있는 천마총은 공간이 좁은데 천마총 금관을 배경으로 사진 찍느라 다른 관광객들 지나가지도 못하게 (정체현상이 심하게 발생!) 하는 사람들... 사실 이쯤부터 점점 경주여행이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하.. 내가 이럴려고 경주에 왔나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경주역사유적지구에서 의외로 만족스러웠던 비단벌레차

나가는 길 안내를 따라 이동하니 자연스레 경주역사유적지구에 다다랐다. 넓은 광장이 보였고 친절한 안내판 덕분에 어디로 가야할 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행이라면 이곳에서 교촌마을이나 계림쪽은 그리 멀지도 않았다. 입구에 도착했을 때 초록색의 세개의 자동차(???)가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비단벌레차다. 비단벌레차는 정해진 시간마다 움직이는 전기차인데, 뭔가 편리해보였다. 비단벌레차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었지만 일단 예약완료 (생각보다 예약 치열함. 미리미리 예약하시길) 경주시에서 운영하는 전기자동차의 외형을 비단벌레처럼 꾸며놓았다. 이 차를 탑승하면 약 3km 거리를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차 내부에는 안내설명이 나오기 때문에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방향을 알려주며 이곳의 설명을 해줘서 꿀잼이었다. 여기에 15분간 신라시대의 전성기를 3D로 재현한 영상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화려했던 시절의 신라를 생생하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 비단벌레...?! 삼국시대부터 공예장식품으로 사용된 것이 비단벌레 디자인이다. 이 비단벌레흔적은 다양한 유물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실망스러웠던 교촌마을과 경주향교

비단벌레차에 내려 교촌마을로 향했다. 교촌마을은 경주 최씨 고택이 있는, 경주시내에서 가장 가깝게 이동할 수 있는 경주시가 조성한 한옥마을이다. 물론 그 중심은 경주 최씨의 고택이다. 허나... 나는 교촌마을이 매우 실망스러웠다. 경주교촌 한옥마을은 그 규모가 매우 작기도 했지만, 마을 곳곳이 장사하는 곳이 많아 한옥마을의 정취가 많이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에 절정을 찍은 것은 경주향교였다. 이곳은 관리가 되고 있는 걸까.라는 의구심을 끝까지 놓기가 어려웠다. 겨울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전반적인 건물 분위기가 그러했다. 여기에 뜬금없는 동경이라니. 경주개 동경이가 경주향교 입구에 있었다. 덩치 큰 동경이는 그 덩치에 맞지 않는 줄에 묶여 한정된 공간에 있었다. 동경이 집도 있었지만, 이 추운 겨울에 저 집 달랑이라니.... 보온이 되는지 의심스러웠고, 힘 없이 누워있던 동경이가 안쓰러웠다. 더군다나 뜬금없이 왜 굳이 경주향교에 동경이가 전시되어야 할까. 큰 덩치에 맞게끔 활동량이 보장되는건지, 따뜻한 이불이나 제대로 갖춰져있는건지...... 

▶ 경주 교촌마을 공식 웹사이트






경주 월정교경주 월정교

동궁과 월지 내 모습동궁과 월지 내 모습


내가 위로 받았던 곳은 동궁과 월지, 그리고 월정교였다.

경주 향교에서 나오니 저 멀리 다리가 보였다. 화려했던 신라 전성기때 만들어진, 우수한 건축술로 지어진 다리를 복원했다는 그 월정교가 틀림없었다. 가까이 가보니 규모도 컸지만, 이런 정말 아름다웠다. 마침 노을이 서서히 지고 있던 터라 붉은 빛과 월정교는 잘 어울렸다. 이곳에 도착한 많은 사람들이 멋진 월정교에 감탄해서 너도나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둥글고 큰 기둥 여러개가 일렬로 주르륵 서 있고, 높은 형태의 다리는 웅장해서 좋았다. 이런 토목/건축 기술이 당시에도 있었다는 것이 신기했을 정도였다. 이곳에서의 감탄을 마무리하고 동궁과 월지로 이동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이었고, 월정교에서는 한참 걸어야 했지만 그래도 동궁과 월지에 도착하니 피곤함도 사라졌다. 해가 지면서 날씨는 더 싸늘해졌고 바람도 차가웠지만 그래도 좋았다. 인공연못이 둥글게 곡선으로 만들어져서 유연미가 넘쳤고, 점점 진해지는 조명과 무척 잘 어울리는 이곳은 많은 이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었다. 내가 돈이 많다면 이런 멋진 연회장소를 만들텐데. 말도 안되는 상상이지만 사실 나는 오래전부터 이런 상상을 하곤 했다. 창덕궁에 있는 비원 연못이 예뻐서 저런 연못을 나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게 그 시초였다.






자꾸만 사진 찍게 만드는 매력, 양동마을

양동마을까지 이동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양동마을은 경주시내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이 조금 안되는 거리에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203번 버스가 가장 좋지만, 배차시간이 2시간간격이니, 이런경우 차선책으로 다른 버스를 이용하거나(양동민속마을근처까지 이동가능) 또는 안강역으로 이동해서 택시타고 이동해도 된다. 난 운이 좋아서 203번 버스를 바로 탈 수 있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몇 안되는 양동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500년 전부터 지금까지도 사람이 살고 있는 터전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핵심인 여주 이씨와 경주 손씨의 가문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 즉, 사람의 삶이 끊어진 적이 없는 집성촌이다. 그것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는 데 큰 공을 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무료로 일정시간이 되면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백서당까지 설명을 들으면 약 1시간 30분. 그러나 이 시간이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매우 즐거웠다. 해설사님의 설명은 이 마을을 이해하는데 큰 자산이 되었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산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또 한번 알 수 있었다. 양동마을은 단순히 오래 되어서가 아니라 사상적/역사적/위치적 가치가 높은 곳이었다. 경주여행을 한다면 양동마을에 가보라고 꼭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다시 경주에 간다면 나는 양동마을에 다시 갈 것이다.

▶ 경주 양동마을 공식 웹사이트

 2019. 01. - 경주여행, 아름다운 풍경과 아름다운 가치가 있는 곳, 양동마을







마무리

급히 여행 짐을 꾸리기도 했지만 쉬러가는 것도 한 목적이었으니 그 동안 여행때마다 함께했던 DSLR 카메라는 전혀 챙기지 않았다. 경주시내와 양동마을로 이동할 때는 일정량의 돈과 핸드폰 그리고 교통카드만 챙긴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한결 가벼워진 준비로 경주를 6시간씩 걸어다녔고, 이동했다. 그러니 그 동안의 사진과 비교한다면 다소 사진이 흐리지만 그 덕분에 가볍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실망이 크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경주의 매력은 있었다. 물론 내가 느낀 그 매력을 황리단길이 아닌, 경주 최씨 고택이 아닌, 양동마을, 월정교, 동궁과 월지였다. 다음에 경주여행을 간다면 나는 어디로 갈까? 문무대왕릉, 불국사, 석굴암, 분황사에 가보고 싶다. 그때는 조금 더 시간을 내어 이동을 해야겠지만 말이다. 


그러고보면 사실 카페니 뭐니 크게 관심없는 내게 황리단길이 매력적이기는 어려웠을테다. 그나마 독립서점에서 책을 구매했다는 사실에 만족감이 있었지만. 커피가 아니라 황리단길이 다양한 향긋한 차(茶)로 가득했다면 내 흥미는 훨씬 더 폭발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의 문제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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