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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기록/이집트

이집트, 바하리야 사막에서. 샌듄/ 피라미드 마운틴/ 소금호수

by 러블리 앨리스, 호텔&여행 블로거 201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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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여행

바하리야 사막에서 자연의 광활함과 인간의 초라함을 느꼈다.

 많은 사람에게 이집트 여행에서 당연하게 피라미드에 가야 한다는 인식이 많았다. 피라미드에 대한 설렘과 호기심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곳이기도 한 곳이 피라미드니까 이해는 된다. 하지만 나는 피라미드보다는 이집트의 사막에 대한 설렘이 있었다. 


바하리야 사막에 가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지만, 사실 늦게 일어났다. 원래 계획이라면 아침 5시에 일어나 조식을 챙겨 먹고 준비한 뒤 카이로의 투루고만 터미널에 가려고 했다. 기상 시간부터 완전히 틀려버렸지만, 부랴부랴 투루고만 터미널로 이동했다. 그런데 이동 과정에서 우리는 사실 길을 잃었다. 그때 현지 할아버지가 와서 도와주셨다. 할아버지께서는 영어 구사력이 무척 좋으셨다. 우리가 투루고만 터미널에 가야 한다고 하니, 시간이 부족하면 택시를 타고 가라며 택시를 잡아주셨다. 그 할아버지는 우리가 손녀 같으셨는지, 택시기사한테 "얘네들한테 사기 치지 마시오. 아셨소? 투루고만 터미널에 내려주시면 돼오! "라고 따끔하게 이야기하시곤 본인이 그렇게 아랍어로 그렇게 말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고마운 할아버지 ㅠ0ㅠ_  할아버지 덕분에 바가지 안 쓰고 투루고만 버스 터미널에 잘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투루고만 버스 터미널은 시외버스 터미널이다. 이 버스 터미널에서 이집트의 사막으로 가거나 혹은 멀리 있는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는 버스들이 집합한다. 물론 이집트 내에서는 기차도 좋지만, 버스도 뭐 몹시 나쁘진 않다고 했다. 그리고 나의 목적지인 바하리야 사막은 버스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투루고만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아침 시간이라 그런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도착해서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다.





투루고만 버스 터미널에서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

 우리는 해맑게 웃으며 (가능한 좋은 인상을 만들며) "바하리야 사막 가는 버스 티켓 3장이요" 했더니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오늘 아침 버스표는 이미 마감되었다고. 게다가 이미 버스는 떠났다며 직원이 이야기했다. 오후 버스 하나가 있긴 하다며 그는 우리에게 오후 버스 시간표를 보여주었다.  

 우리는 직원이 보여 준 시간표를 보고 한숨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오후 버스를 탑승하면 내일 비행기 타고 이탈리아로 넘어갈 시간이 안 되기 때문이다. 오후 늦게 바하리야에 도착하면 다음 날 아침 일찍 다시 카이로로 오는 버스가 없었기 때문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원래 계획은 당일치기였기 때문이다. (당시 이집트 일정을 짧게 잡았다. 이유는 불안정한 이집트 정국 때문. 결과적으로 이집트는 매우 안전했고, 더 오래 계획하지 못한 것을 매우 후회했었다. ) 우리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울상을 짓고 있으니 직원이 우리에게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며 알려주었다. " 이렇게 이동해서 여기에 가면 바하리야 사막 방향으로 가는 개인 차가 있을 거야. 한번 알아봐." 지금.. 히치하이킹을 하라는 말?! ㅠ0ㅠ 그게 방법이라고?!


그런데 우리는 아무런 의심 없이 그쪽으로 향했다. 물론, 직원이 알려준 곳으로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미리 사막 투어를 예약했던 곳에 전화해서 우리 사정을 이야기했었기 때문이다. 사막투어를 진행하기로 예약했던 곳에서는 우리 사정을 이해해주면서, 혹시 지금이라도 차를 타고 올 수 있다면 따로 사막 투어를 해줄 수 있다고 하시면서, 아는 지인이 카이로에서 일 보고 돌아오는 길이니 그럼 그 차에 탑승하라고 했다. 






당시 내가 예약한 사막투어 업체는 "미도 사파리"였다.
이곳은 한국인인 정영선님이 이집트인 모하메드 아저씨와 결혼을 하고 현지에 살고 계시는 와중에 한국인들의 바하레야 사막투어를 도와주고 계셨다. 모하메드 아저씨는 한국 분과 결혼하고 나서 바하레야 사막 근처 마을에 살면서 이 사막투어를 개발했다고 한다. 


 사모님은(그런데 엄청 젊으셔서 사모님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왠지 올드 하지만 그래도 딱히 어울리는 명칭이 없어서) 우리가 이집트 방문했을 당시, 아이들과 함께 한국으로의 외가나들이 하고 있던 터라, 아이들과 언니가 한국에 계셨고, 모하메드 아저씨만 먼저 이집트로 귀국해서 손님맞이를 하고 계셨다.








여성 전용 칸에 탑승하여 지하철을 타고 직원의 설명대로 이동했다. 지하철 내부는 정말 생각보다 깔끔했다. 아마도 생긴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 것 같다.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카이로는 깔끔한 이미지는 아니다. 그렇지만 지하철은 깔끔했다.


 나는 계속 지하철 노선을 쳐다보며 영어와 아랍어 글자를 매치시켰다. 그렇게 내려야 할 역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 정거장씩 이동할 때마다 글자들을 체크하고 있으니, 현지 아주머님들이 우리에게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보셨다. 내가 문입에 간다고 하니 문입역에 정차 할 때까지, 아주머님들은 우리를 신경 많이 써주셨다. 많이 챙겨주시기까지! 어딜 가나 아주머님들은 글래머한 풍채로 자식 같은 외국인을 많이 챙겨주시는 것 같다. 사실 다른 곳을 착각하고 문입이라고 생각하고 내리려는 순간, 정말 저~ 멀리 앉아 계시던 아주머님이 급히 걸어와서 여기 아니라 2코스 더 가야 한다며 우리를 적극 말려주셨다. 어찌나 감사하던지 ㅠ0ㅠ 어설픈 아랍어도 감사하다며 하니 아주머님이 웃으시면서 다른 분들과 다시 이야기를 나누셨다.


  어찌어찌하여, 제법 많은 차가 주차된 공간에 도착했다. (지하철역에 내려서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우리는 에피소드 부자가 되었다.) 왠 고가도로 밑에 차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발견. 그 많은 차 중에서 몇 대는 바하리야 사막으로 간다고. 우리는 이곳 사정을 잘 몰라서 경찰관 아저씨에게 물어 겨우 바하리야 방향으로 가는 차를 골랐다. 일종의 카풀제처럼 보였다. 그 당시에는 별생각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디로 납치될지 알고 개인 차를 카풀하겠다고 나선것인지... 

 바하리야 마을까지 가는 차 주인에게 "미도 사파리"라고 얘기했더니 그분이 "OK! 미도 사파리 나 알아. 그 집 와이프가 꼬레아맞지?" 그렇게 얘기하셨다. 그리고 모하메드 아저씨와 통화까지 마쳤다.








바하레야 사막까지 가는 여정은 정말 지겨웠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이 거리를 당일치기로 계획했던 것인지 무모하기 짝이 없는 것 같다. 물론 불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아주 이른 새벽에 출발해서 사막투어를 한 뒤 바로 카이로로 돌아오면 가능은 했던 계획이다. 그런데 편도로 약 5시간 거리라는 것은 한국에서도 부산-서울 거리다보 조금 더 먼 거리이니 이 얼마나 피곤한 길인가. 







카이로에서 바하레야로 이동하는 고속도로는 이런 모습이었다. 처음 고속도로에 진입했을 때까지만 해도 "역시 사막의 나라답구나"라며 충분히 고속도로는 나에게 흥미로운 모습이었다. 우리는 이 모습마저 신기해서 자꾸만 "와... 와....." 그렇게 외쳤다. 그러다 얼마 되지 않아 우리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잠에 빠졌다. 계속 이 장면만 나오니까 슬슬 지겨워졌던 것.


운전하던 아저씨가 휴게소 들를 거야? 라고 물으셨다. 당근...!









바하레야 사막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의 휴게소

  이집트 고속도로는 한창 공사 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트럭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하는 길을 보니 곳곳이 공사 현장이었다. 비포장도로를 포장하는 모습도 보이고 뭔가 땅을 파는 곳도 있었다.

우리가 그렇게 원했던 이집트 고속도로 휴게소. 하얀 배경에 검은색 아랍어. 뭔가 멋져 보였다. 간판을 보자마자 우린 또 촌스럽게도 "와~" 하고 말았다. 도착하자마자 후다닥 내려서 시원한... ^^;;; 공기를 맡으며 차 안에서 지겨움을 좀 달래주었다. 

도착한 휴게소 이름은 알 수 없었다. 사실 아저씨에게 물어보면 되겠지만, 관심이 없어서 묻지도 않았다. 카이로에서 얼추 2시간 정도 달리면 이 휴게소가 나왔다. 이집트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저렇게 생겼구나.. 뭐 그 정도의 감흥이랄까?! 차에서 내려서 휴게소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쳐다본다. 이제는 낯설지 않은 시선이다. 만약 내가 지금 카이로에 있었다면, 그래도 카이로는 관광객이 많았으니까 조금 덜 쳐다봤을지도 모른다. (안 쳐다보는 것은 아니고)


 휴게소에서 간단한 음료와 과자 같은 주전부리를 팔고 있었다. 우리에게 가장 인상적인 모습은 휴게소의 한구석에 기도하는 장소가 있다는 것. 하루에 4번인가.. 무슬림은 메카를 향해 기도해야 한다. 혹시 일 때문에 하지 못하면 지난 시간에라도 꼭 하는 그들의 철저한 정신에 가끔 놀라기도 했다.








드디어 바하레야 근처 마을에 도착한 듯했다. 아.. 정말 길고 긴 시간이었다. 정말 지겨웠는데, 사막을 둘러보고 난 우리는 이 정도 힘듦(?)은 충분히 감수하고도 다시 올 수 있겠다고 할 만큼 사막투어는 정말 즐거웠다.



드디어 도착한, 모하메드 아저씨네.

 우리에게는 마치 진짜 오아시스 같았다. ㅠ_ㅠ 그 허허벌판을 달리다가 만난 마을도 너무 반가웠다. 그 마을은 잘 사는 마을은 아니었다. 비교하자면 카이로의 전형적인 시골 동네 정도. 하지만 관광객이 많이 들르는 모하메드 아저씨네는 현대적으로 만들어진 집이어서 정말 오아시스 그 자체였다! 새벽 6시에 먹은 조식이 전부였던 우리는 오후 3시가 다 되어서야 모하메드 아저씨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안도감과 배고픔이 동시에 밀려왔다. 다행히 모하메드 아저씨네에서 라면에 밥까지 챙겨 먹었다. 늦은 점심이었지만 라면을 보니 눈물 나서 기절하는 줄.......


 원래 예정대로 우리는 새벽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해 다른 팀과 합류하여 사막 투어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오후 3시쯤 카이로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카이로로 복귀했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무려 오후 3시에 도착...... 지금 생각해도 우리는 참 어이없는 손님들이다. 예약을 그렇게 해 놓고 이렇게나 늦어버렸으니까. 그런데 아저씨는 햇빛이 조금 가라앉으면 사막 투어하고 내일 새벽에 차를 구해줄 테니 바로 차 타고 카이로로 이동하는 것은 어떻겠냐 그러셨다. 카이로에 도착하는 즉시 짐만 챙겨 공항으로 가면 될 것 같다고, 비행기 시간 맞추는데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하셨다. 모하메드 아저씨는 다음날 새벽, 카이로로 가는 주민분(사업차 가신다고)을 같이 연결해주셔서 그분 차 타고 진짜 완전 카이로까지 5시간 가까이 타고 이동했다. 숙소에서 짐만 챙기고 체크 아웃하고 급히 카이로 국제공항으로 날아갔다!!







미도 사파리 : 짧지만, 여운이 짙었던 사막 여행 시작!

마을에서 사막으로 떠나는 길은 간단했다. 차를 타고 달리면 된다. 문제는 마을을 벗어나서부터다. 그다음부터는 내 눈에는 길이 없었다. 길을 만들어야 하는 일종의 오프로드처럼 차는 거침없이 달리는 듯했다. 차가 가는 길이 곧 길이다. 이 표현은 멋지긴 한데, 현실은 힘들었다. 자동차를 위한 길이 아니기에 차가 받는 충격이 탑승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에. 심하게 덜컹거리는 차 덕분에 우리는 가이드의 도움으로 음악의 볼륨을 한껏 올리며 덜컹거림을 즐겼다.








파노라마 샌듄 

 내가 만난 사막의 첫 모습이었다. 말도 안 되게 멋진 이 광경. DSLR이 아닌 10만 원 짜리 디카로도 사막 일부분을 담아내는데도 광활하고 정말 아름다웠다. 파란 하늘과 고운 모래들. 단 두 개의 색깔만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만 보던 모습 그대로다. 이렇게 멋진 사막의 모습은 우리의 사막 여행의 시작에 불과했다.


너무 멋진 풍경에 카메라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풍경의 1/10도 담지 못하더라도 아쉬움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내 눈과 마음으로 충분히 찍었으니까 괜찮았다.





사막에 왔으면 놀아야지!!!

자, 감상은 그만, 이제 놀아야지. 우리를 가이드 해주었던 압두는 보드를 들고 우리는 맨손으로 모래언덕을 걸어 올라갔다. 이건 마치 등산을 하는 마음. 모래 언덕의 모래가 매우 곱기에 미끄러지기 쉬웠다. 올라가는 것이 생각보다는 아주 힘들었지만 힘든 보람은 분명했다.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저 파란색 하늘에 당도할 수만 있을 것 같은 기분으로 열심히 올라갔다.


압두 덕분에 우리는 사막에서 샌드 보드를 정말 즐겁게 탈 수 있었다. 이 순간은 내 인생에서 절대로 잊지 못할 평생의 순간 중 하나가 되었다. 나는 썰매 타는 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는 왜 그렇게 신나고 즐거웠는지 모르겠다. 내 마음 같아서는 멋있게 선 채로 샌드 보드를 타고 싶었으나!!!! 초보자의 욕심은 항상 문제가 되니까 마음은 접는 걸로~ 그냥 앉아서 타도 엄청 재미있으니까 괜찮아! 이곳에서 샌드 보다는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넘어진다 해도 모래가 쿠션작용을 해주기 때문. 그래서 더 안심하고 탔던 것 같다. (그렇다고 너무 무리해서 타면 안 돼요!!)






그림자 보이는가? 모래 언덕 위에 올라가서 보드 탈 준비하는 게 우리의 모습이 보였다. 우린 저렇게 꽤 높은 곳에 올라가서 의욕을 불태웠다. 샌드보드를 타면 완벽하게 탑승이 안된다. 잘 타다가 중간에 구르기도 하고 옆으로 방향이 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온 옷의 주머니는 물론이고 놀랍게도 (여름옷이라 그런가) 속옷까지 모래가 들어가서 매우 애먹기도 했다. 저녁에 샤워할 때 어찌나 모래가 많이 나오던지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포즈 대박...ㅋ






신을 향한 간절한 마음은 사막에서도 계속된다.

 우리를 가이드 해주던 압두.... 카이로에서 만난 녀석과 이름이 같았다. 사실 하루에 모하메드를 3명씩 만나는 곳이 바로 이집트였다. 그만큼 압두라든지 모하메드라는 이름은 흔한 이름 중 하나인 것 같다. 우리에게 배정된 가이드의 이름이 압두라고 했을 때 우리 셋은 왠지 반가워다. 카이로에서 만난 압두는 우리에게 무척 친절했는데, 이 가이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아랍어를 한마디도 못 했고, 압두는 영어를 거의 못 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의 설명을 거의 알아들었다. 압두가 아는 영어 단어를 통 동원하여 설명을 하면 우리는 충분히 알아들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신기한 일이긴 하다. 간혹 잘 이해 못한 것도 있었지만 바디랭귀지로 우리는 모두 통했다. 우리가 샌드보드를 혼자서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때 압두는 잠시 자리를 비웠다. 무엇을 하는지 우리는 궁금하지는 않았지만, 우연히 우리의 시선에 그의 기도 모습이 들어왔다. 하루에 3번 또는 5번을 한다는 그 기도. 


기도를 마친 압두는 해가 질 시간이라고, 남은 시간이 많이 없다고 했다. 샌드보드에 흥분한 우리를 가라앉히고 그는 우리를 소금호수로 데려다주었다.






피라미드 마운틴 

소금 호수로 가는 길목에 있던 피라미드 마운틴. 압두가 우리를 여기로 데려다주었을 때 우리는 이곳의 이름을 물었다. 압두는 순간 영어 이름 까먹어서 나중에 알려주었다. 피라미드 마운틴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생긴 모양이 피라미드와 비슷해서 그런 것 같다.






소금 호수 Salt lake

 이곳은 바다가 아니고 호수라고 했다. 와... 아무리 봐도 놀라울 정도의 크기여서 바다로 착각하기에 충분했다. 호수가 저렇게 크고 넓은데... 물론 바다로 흘러가겠지만 지금 위치한 곳은 바다와는 멀다고 한다. 그래서 호수라고. 이곳에서 우리는 사막과 또 다른 모습에 압도당했다. 같이 간 친구들도 아무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광할한 호수의 모습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사막 한가운데 호수가 있는데 이게 다 소금이 가득한 호수라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마침 노을까지 형성되어 붉은빛을 띄고 있던 소금 호수는 정말 멋졌다.


우리는 자연스레 외쳤다. 인샬라... 이게 신의 뜻이구나.

 이집션들은 기본적으로 "인샬라"라는 말을 달고 산다. (대체로 아랍인들이 그런 것 같다.) 무슨 말만 하면 인샬라...! 모로코에서 만난 Riad 아저씨도 그랬다. 

"혹시 다음에 말이야 모로코에 올 일 있으면 아, 물론 인샬라.. " 

소금 호수에 당도했을 때, 우리 셋은 인샬라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 신의 뜻이다. 이렇게 대자연을 만들 수 있는 건 신의 뜻 에 없다. 그리고 이 가운데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그러니 신의 뜻이 있어야 가능하겠지. 대 자연 속에서 한낱 점밖에 되지 않는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신의 뜻을 외치는 것 말고는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알함두릴라. 어제 사카라 지역에서 압두가 했던 것처럼. 알함두릴라.






민트티를 마시며 이집션과 즐겁게 춤을 추다.

소금 호수가 주인공이고 우리는 악세사리처럼.. 그렇게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디선가 음악이 들린다. 노랫소리가 흘러나오는 곳을 바라보니 이집션 몇 명이 소금 호숫가에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단하게 자리를 깔고 물담배를 하며, 민트티를 마시고 있는 모습이었다. 민트티?! 민트티! 내가 좋아하는 민트티다. 그 순간 무슨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압두는 민트티 3잔을 가지고 우리에게 왔다. 저기 앉아있는 이집션들이 우리한테 주는 것이라고 했다. 슈크란.


민트티 3잔을 계기로 우리는 이집션들과 민트티를 마시며 대화를 했다. 완벽하게 통하지는 않았지만, 무척 즐거운 순간이었다.^^ 그들은 영어를 못 하고 우리는 아랍어를 못 하지만, 큰 상관은 없었다. 이 먼 나라의 수도도 아닌, 이 바하레야 사막까지 온 우리가 그들은 신기해했다. 한국에서 왔다는 여자 3명이서 (그들 관점에서는 우리는 Girl이다... ㅋㅋㅋ) 여기까지 오다뉘! 오우! 놀라워~~~ 하면서. 


 우리는 다 마신 민트티를 리필받았다.(ㅋㅋ) 그렇게 이집션들과 짧은 대화를 길게 이어가며 즐겁게 지냈다. 분위기가 무르익을수록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차에서 흘러나오는 이집트 노래에 맞춰서 춤까지 췄다. 어린아이와 어른들이 어울리며 음악을 즐기니 자연스레 모두 춤을 추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우리도 얼굴에 철판 살짝 깔고 춤을 추며 민트티를 마시며 생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






작은 샘에서 압두의 아랍어 퀴즈를 맞히다.

 시간이 다 됐다는 수신호를 압두에게서 받았다. (우리는 서로 말이 안 통하니까 주로 바디랭귀지로) 그렇게  아쉽게도 이집션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근처 오아시스로 이동했다. 자동차로 이동하다가 중간에 멈춰섰다. 그리고 압두는 우리에게 "Cold water" 라고 말했다. 나와 친구들은 압두의 말을 분석을 해야 했다. 우리의 분석 결과는 "너무 더워서 차가 퍼졌나 봐!" 우린 압두의 손에 500ml의 우리의 생수를 쥐여줬다. 그가 갑자기 당황해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는 또 다시 분석했다. 그리고 그의 손에 1.5리터 생수를 다시 쥐여줬다.  


 압두가 당황해하더니 웃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가 준 1.5리터를 차 안에 놔두고 우리를 이끌었다. 그를 따라 길을 걷다가 작은 샘을 발견했다. 이곳은 유일하게 동물들이 지나가다가 목을 축일 수 있는 곳이라고. 물론 이 설명도 이것도 바디랭귀지 + 아랍어 + 영어 섞어가며 해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이미 우리가 발을 담근 지 오래.. 동물들에게 미안했다. 작은 샘에서 우리는 압두가 우리에게 아랍어를 가르쳐주었다. 그가 이것저것을 영어 단어를 이용해서 아랍어 단어에 대한 퀴즈를 냈다. 예를 들면 "아랍어로 인사는 뭐라고 할까요?" "아까 우리 춤췄는데 춤은 뭐라고 할까요?"  훗.. 우리를 너무 띄엄띄엄 봤다. 우리는 그 정도 아랍어는 알고 있었다. 발음이 이상해서 그렇지. ^^;; 그렇게 그와의 대화를 나누며, 사막에서의 짧은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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