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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경상도

취재 투어 2, 안동 고택에서 하룻밤과 봉정사 (feat. 안동음식)

by 러블리 앨리스, 호텔&여행 블로거 2017.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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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고택의 멋스러움에 취하고, 봉정사의 매력에 빠지다.

 그동안 안동에 대해서 잘 몰랐던 나는 안동의 이곳저곳이 무척 흥미로웠다. 오래된 숨결이 느껴지는 하회 마을이며, 영원한 사랑을 기약하는 월영교, 안타까워 보이는 7층 전탑 등, 나에게는 모든 것이 재미있었다. 학창 시절 역사(우리 때는 국사라 불렀지.) 점수가 형편없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공부가 아닌, 하나의 이야기로 전해 듣는 우리의 역사는 무척 재미있었다. 그래서 그럴까. 안동의 첫날 취재는 모든 것이 즐거웠다. 날씨만 제외하면 ^^;;;

 

 안동 취재의 첫날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고, 맛있는 저녁을 먹고 숙소로 이동했다. 우리나라에는 멋지고 오래된 역사를 가진 고택들이 있는 지역들이 있다. 그런 지역 중, 안동을 빼고 고택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만큼 안동에는 고택이 상징적이다. 나는 취재를 마치고 안동의 여러 고택 중 한 곳에서 하룻밤을 머무를 수 있게 된 사실에 매우 고무되어 있었다.

 

▶ 2017, 취재투어1, 안동의 매력에 빠지다. 전탑/임청각/월영교/하회마을/겸암정사

 

취재투어1, 안동의 매력에 빠지다. 전탑/임청각/월영교/하회마을/겸암정사

2017년 12월 안동의 곳곳에서 안동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소주, 간 고등어, 하회 마을, 하회탈. 이렇게 나열한 4가지는 내가 "안동"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연관되는 단어들이다. 딱 이 정

www.lovely-days.co.kr

 

 

오래된 한옥은 불편하지만, 그 자체의 멋은 즐겁다.

 순도 100% 한옥은 현대적 삶에 익숙한 우리에게 매우 불편하다. 부엌과 방이 떨어져 있기에, 마당을 거쳐서 이동해야 하며, 겨울에는 외풍이라고 해서 우리의 생각보다 쌀쌀하다. (그래서 뜨끈한 아랫목이 더욱 인기이긴 하지만.) 최근 새롭게 생긴 한옥들 대부분은 겉은 한옥의 모습이지만, 속은 현대식으로 개조된 경우가 많다. 그게 우리의 삶에는 훨씬 익숙하니까. 그렇지만 여행을 떠났다면 이야기는 살짝 달라진다. 불편하더라도 전통 한옥, 이왕이면 역사가 서려 있는 고택에 누구나 묶고 싶어진다. 전통 한옥 구조는 불편하지만 괜찮다. 여행을 365일 하는 것은 아니니까!

 

 모든 일정을 마치고 배불리 저녁을 먹고 나니 점점 잠이 오기 시작했다. 아직 숙소에 도착도 못 했는데...;;;;  어두운 밤, 숙소에 도착했을 때, 주변이 너무 어두워 낮인 것처럼 고택이 상세히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도 고택은 나의 눈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여행자의 편의를 위해 일부 적절히 개조가 되었다지만, 실상 현대적인 삶에 익숙한 내 눈에는 그 개조 된 부분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내 눈에는 오래된 고택 그 자체였다. 나는 잠을 청하기 위해 씻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 방을 나서 마당을 가로질러야 했다. 고택 주인장께 드라이기를 빌리러 주인장 방으로 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방안의 따뜻한 공기와 마당의 찬바람이 순식간에 대조를 이루었을 때 나는 실감했다.

"아! 이런 것이 한옥의 삶이구나."

 아침이 밝아서야 나의 눈에 건물의 내부 구조와 모습이 구체적으로 들어왔다. 고택은 지금도 보수해가고 있다는 주인장의 말씀 따라 오래된 것들이 눈에 많이 보여 오히려 신선했다. 이렇게 잊을 수 없는 안동의 밤을 보낼 수 있었던 이유도 이 오래됨 덕분이라.

 

 

깨끗한 차가운(!) 바람에도 즐겁게 봉정사로.

 고택에서 아침 일찍 기상했다. 봉정사에 들러야 했기 때문이다. 봉정사는 대규모 사찰은 아니어도 현존하는 목재 건축물 중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 있는 곳이다. 나는 새벽 6시에 일어나야 했다. 새벽 6시. 내 집이었다면 상상도 못 할 새벽 등산(에 가까웠다. 나에게는!)이라니! 

 새벽 6시에 기상해 7시에 봉정사로 향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에 스치지만, 어제 온종일 취재하는 동안 느꼈던 찬바람과는 달랐다. 이곳은 더 깨끗하고 시원한 그런 찬바람이랄까. 산에 있다는 것, 나무가 많은 곳에서 걸음걸이는 그래서 즐거운 법인지도 모르겠다.

 봉정사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무엇보다도 두 군데가 제일 궁금했다. 영산암과 극락전. 이 두 군데 말이다.

 

 

 생각보다 선명한 그림과 색상의 극락전

"하.. 이거 실화냐?" 봉정사의 극락전은 원래 다시 중수하게 되었다는 기록은 1363년이다. 이 기록보다 100-150년 앞서서 건축된 것으로 파악이 되었다고 하니 이거 대체 얼마나 긴 세월을 가진 건물이란 말인가. 그런데도 극락전을 유심히 살펴보면 색상이나 그림들이 생각보다 선명했다. 나무는 자고로 오랜 세월이 지나면 닳는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나무가 닳는 것이 당연할 터인데도 그림이 이리도 선명하다니. 

 

 오래전 이집트를 여행했을 때, 나에게 엄청난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사실 피라미드가 아니라,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된 왕이나 귀족들의 유물이었다. 그 세월이 무척 오래되었음에도 지금 봐도 선명한 디자인과 색상들을 보고 있자니 당황스러울 정도. (새로 색칠을 했는지, 보수했는지 가이드에게 다시 물어봤을 정도) 당시 우연히 함께한 이집트 현지 교민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내가 여기(이집트 고고학 박물관) 가끔 오는데, 이런 보석 보면 정말 색상이 선명하고 화려하지 않나요? 이런 기술이 지금 전해지지 않는 대요. 아마 이집트의 문화와 기술이 융성했을 시기의 기술이 지금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면, 이집트가 이렇게 못 살지는 않았을 거예요." (p.s.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 내의 유물은 전부 진짜다.)

 

몇 백 년의 세월이 지난 대한민국 후손인, 고고학이나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보아도 극락전은 정말 멋졌다. 목조 건물 그 자체의 매력이 그대로 드러났고, 처마 끝이 닳았음에도 느껴지는 그림들은 나의 시선을 잡기 충분했다.

 

 

너의 매력은 무한대, 영산암

 극락전을 한참을 봤더니 내가 극락전 앞에서 시간을 한참을 보냈나 보다. 취재 투어 기자들이 슬슬 떠날 준비를 했다. 아차! 정말 간곡하게 부탁해 영산암으로 향했다. 다행히 조금 더 둘러볼 여유는 있다고 해서 나는 얼른 영산암으로 이동했다. 

 영산암 도착하자마자, "세상에. 사찰 내에 이렇게 아기자기한 공간이 있다니!" 한국의 마당은 비움이 매력인데, 영산암이 딱 그랬다. 마당은 비어있는데, 주변 풍경이 정말 잘 어우러져 있어, 마당이 비어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정도. 아.. 내 카메라가 크롭 보디가 아니라 풀 프레임이었다면 영산암 전체를 담아냈을 텐데. 하긴, 이번 안동 여행 내내 나는 나의 DSLR 카메라가 풀 프레임이 아님을 지속해서 꾸준히~ 한탄하고 있었다. ^^;;; 그만큼 안동은 경치가 뛰어났다. 내 카메라와 내 카메라 실력이 뒷받침하지 못했을 뿐....

 

 지금 겨울이지만, 만물이 피어난다는 봄이나, 화려한 생동감이 느껴지는 여름, 알록달록한 매력이 예술인 가을에 오면 영산암에 오면 영산암은 또 다른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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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음식은 무엇 무엇이 있을까.

 나는, 여행의 기억은 여행지에서 먹은 음식이 큰 역할을 한다는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의 말(feat. 알쓸신잡 시즌1)에 상당히 동의한다. 맛있는 음식을 잘 먹었던 여행지는 대단한 랜드마크가 없어도 충분히 기억되고 다시 가고 싶어진다. 만약 그 여행지에서 먹었던 음식을 내가 사는 곳에서 먹을 수 없다면 그 음식 하나로 여행이 시작될 수 있다. 마치 미슐랭 가이드처럼.

 

 안동에서 나는 참 잘 먹었다. 최근 일이 많아져서 끼니는 적당히 때우던 나에게, 안동 취재 투어에서 온갖 좋은 것들은 많이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었는데, 음식마저 그랬다. 물론, 음식이란 개인의 호불호가 매우 명확하게 구별되는 것 중 하나다. 내가 맛있다고 다른 사람 입에도 맛있다고 할 수 없을 테고, 나 또한 누군가는 맛있었다고 하지만 정작 그 여행지에 가서 미세한 것 하나하나가 다 맛있고 최고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안동의 한 문화라고 할 수 있는 안동 헛제사밥, 낙동강을 끼고 있어 즐길 수 있는 특권이 부여되는 안동 메기 매운탕, 물이 좋아야 두부가 맛있는, 안동 두부 정식까지, 나는 참 잘 먹었고 맛있게도 먹었다. 그러고 보면 안동 음식을 떠올렸을 때 나는 기껏해야 "안동 소주(응????), 안동 간 고등어"를 떠올렸던 것이 전부였다. 이런 음식을 접하고 나니, 나는 반성을 좀 해야겠다. ^^;

 

 

나에게 안동이란? 안동은 안동 식혜다!

 헛제사밥을 다 먹고 나서 안동 식혜를 먹었다. 나는 식혜를 상당히 좋아한다. 외갓집에 들르면 외할머니는 "식혜 줄까?!"라고 첫마디를 건네신다. 나를 든든히 먹이고자 하는 할머니의 첫 번째 솜씨인 셈. 그만큼 나는 식혜를 참 좋아한다. 그런데 안동 식혜는 달랐다. 흔히 말하는 단술(감주, 甘酒)과는 달랐다. 고춧가루가 들어가고 새콤한 맛이 났다. 그리고 단맛도....?! 

 

해설사님이 안동 식혜를 설명해주셨다.

"안동 식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술과는 다릅니다. 고춧가루가 들어가 있고 새콤한 맛이 특징이죠. 물론 단맛도 있어요. 이런 안동 식혜는 밥알과 아주 잘게 썬 무가 들어가는데요, 이렇게 잘 발효시킨 안동 식혜는 식후에 먹으면 소화에 끝내줍니다."

 

 지금 내린 나의 결론은, 안동 식혜는 시원한 동치미 맛과 비슷했다. 이건 지금에 서야 내리는 정의이고, 처음 안동 식혜를 나는 선뜻 마시지 못했다.

'식혜(내가 생각하는 단술)에 고춧가루라고?! 무를 썰어 넣어?????'

 나는 도저히 용기가 나질 않아 숟가락으로 밥알과 무를 약간 떠먹었다. 그런데 낯설지만, 먹을 만했다. 두 번째에는 조금 더 덜어서 먹었다. 그것도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이 과정은, 나 뿐만 아니라 우리 식구들도 같았다. 안동 취재 투어를 마무리하고 부산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는 가족들에게 선물로 "안동 소주와 안동 식혜 그리고 안동 찰떡"을 사 가지고 돌아갔다. 처음 우리 식구들도 들어만 봤을 뿐, 처음 먹어 보는 안동 식혜를 나처럼 깨작깨작 (먹었다고 표현하기는 그렇고) 맛을 봤다. 지금은? 식사 끝내자마자 한 그릇씩 마신다. ^^

 

 안동이라는 도시가 나에게 딱 그렇다.

 안동이란, 나에게는 뭔가 들어본 것은 있는데, 정확히 모른다. 안동 하회 마을은 민속촌 같은 곳이라고 생각했지만, 진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전탑에 대해서도 들어만 봤지, 각각의 전탑의 위치와 속사정은 정확히 몰랐다. 그리고 지금은 안동이 이전보다는 구체적으로 매우 흥미롭다. 

 

 나는 개인 사정으로 취재 투어 전 일정을 참여하지 못해 취재 일정에 있던 도산 서원에 가보질 못했다. 그러니 나에게는 다시 안동에 가야 할 이유가 생긴 셈. 도산 서원과 병산 서원을 테마로 잡고 다시 안동으로 떠나고 싶을 정도로 안동이라는 도시는 나에게는 흥미로운 도시가 되었다.  (사실 내가 도산 서원에 취재 일정으로 들렀어도 안동으로 가야 할 다른 이유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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