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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태평양 여행기록/필리핀

세부 마젤란의 십자가와 산토니뇨 대성당에서 필리핀의 역사를 엿보다

by 러블리 앨리스, 호텔&여행 블로거 2013.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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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여행

나는 이곳이 필리핀 세부에 왔다면 꼭 들려봐야 할 곳.. 이라고 생각한다. 국교가 가톨릭인 필리핀을 여행한다면 큰 성당을 둘러보는 것이 필리핀이라는 나라를 조금 더 알아가는 방법인 것 같다. 더군다나 세부는 마닐라와 달리 수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도 없는 대성당이 존재한다는 것이 나는 흥미로웠다. (대성당은 전 세계에 흔한 성당이 아니다.) 아쉽다면.. 내가 갔던 시기에 지진이 있었다. 역시 세부 산토니뇨 대성당 또한 지진의 여파를 완벽하게 비켜 나가지 못했다. 그래서 산토니뇨 대성당도 일부 곳곳이 무너져있었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임과 동시에 미사도 한창 진행 중이었다. 






마젤란의 십자가를 보러 갑니다.

세부 막탄에서 지내다가 세부시티로 넘어오니 북적북적한 사람과 꽤 많은 자동차에 역시나 다름을 느꼈다. 도착한 광장 앞에서 내려서 걸어갔다. 넓은 과장에 저 멀리 보이는 특이한 팔각정!!!! 뭐지??? 뭐지???????????





세부 시청 앞에 도착해서 마젤란 크로스를 향해서 걸었다. 초록색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들 무리가 보였다. 수학여행을 온 것 같았다. 세부 시청 앞은 넓기도 하고 사람도 많았다. 









마젤란의 십자가

마젤란 크로스는 마젤란이 처음으로 필리핀에 도착해서 (세부에 도착) 세운 십자가다. 필리핀은 원래 토속신앙? 우리의 무당 같은 그런 개념의 신을 믿고 있다가 가톨릭이 국교화되었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 세월이 약 30년. 이것도 이후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 필리핀은 스페인에 의해서 식민화되었던 시절이 약 500년. 그래서 로마 가톨릭이 빠르게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이후 미국의 100년간 통치로 (참 굴곡진 역사를 가진 나라다.) 크리스챤 또한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하나, 국교가 가톨릭이니 그 숫자를 따라잡기는 쉽지는 않다고. 내 생각이지만, 가톨릭을 받아들인 나라는 대부분의 자신의 토착화된 믿음과 함께 가톨릭을 잘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 또한 어느 정도 선에서 교황청에서 인정해주어서일까?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마젤란 십자가에 도착했을 때 지진의 여파로 내부 출입은 금지! 그래서 밖에서만 이렇게 볼 수밖에 없었다. 빨간 선이 둘러져 있어서 일정 거리가 유지된 채로만 볼 수 있었다. 내부는 허락된 관리자나 관계자만 들어갈 수가 있다.







가만히 내부를 들여다보니 유난히 십자가가 굵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부러 십자가 통을 씌운 거라고. 십자가 일부를 긁어서 물에 타 먹으면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속설 때문에 십자가가 많이 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방법을 썼다고.







내부는 뭔가가 있는데, 가이드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초라고 한다. 색색의 길쭉한 초들이 있는데, 알고 보니 원래는 초를 태우면서 기도를 드리지만, 지금은 이렇게 얹어둔다고. 그런데 아무나 초를 가지고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유인즉슨.......






필리핀 세부의 무당들과 가톨릭

마젤란 크로스 앞에 초를 가져갈 수 있도록 허락된 사람은, 다름 아닌, 필리피노 무당들이었다. 대대손손 자녀에게 물려주는 무당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 가톨릭이 국교화되면서 그들의 설 자리를 잃은 그녀들은 대성당으로 찾아가 하소연을 했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는 먹고살 수가 없을 것이라고. 우리는 다른 직업을 가질 수가 없는 사람들이고, 천년만년 우리 직업을 딸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이 소식을 들은 로마 교황청에서 허락해준 일은 그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지금까지 너희가 했던 일을 하나님께 그대로 행할 수 있도록> 다른 이들의 기도를 대신 들어주도록 하는 거였다고 한다. 집안에 일이 있을 때면 무당들이 초를 밝히고 대신 기도해주는 일을 하는 것. 그 대가로 그녀들은 적정한 수고료를 받는다.

 






물론, 이들은 정식 사제가 아니다. 그래서 성당 안에 들어가서 직접 미사에 (스태프로서)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하지만 마젤란 크로스 앞에서 기도를 올리는 일은 이들이 다 한다고 하니, 결국 이들조차 품어준 가톨릭인 것 같다. 이런 연유로 마젤란 크로스 앞에는 노란색 치마와 하얀색 셔츠를 입은 무당들이 많다.








산토니뇨 성당 뒷부분이 처참하게 무너져있어서 보수공사가 한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었던 건지, 아니면 원래 일요일은 야외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야외에 수많은 사람들이 미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야외 미사가 진행되고 있던 그 시각, 산토니뇨 대성당

놀랍게도.. 입장하자마자 순간 놀이동산에 온 줄 알았다. ^^;; 첫째,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사람이 많았고, 둘째,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풍선을 판매하고 있었다. ㅡ.,ㅡ;;;;;;;; 오전 미사를 이미 했기에 오후 미사에는 사람이 많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 수많은 사람이 안쪽으로 다 들어가지 못해서 입구까지 꽉 차 있었다. 저~~멀리 전광판에 미사를 진행하시는 신부님이 보이지만 정말 작게 보인다. 







한창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던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어떤 소망인지, 기도인지는 알 수 없어도 각자의 마음을 담아서 기도하며 초를 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양초는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라고 한다. 유럽여행에 빼질 수 없는 다양한 성당들을 다니게 되면서 조금, 정말 조금이나마 분위기를 알게 되었다. 어느 성당이든 초가 존재하고 원한다면 무료/유료든 초를 누구나 켤 수 있었다. 사실 이곳은 유료인지 무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 다만, 자신을 희생한다는 그리스도의 정신과 사랑을 표현하는 양초들이 셀 수 없이 많았고, 셀 수 없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초의 수마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그 뒤로 녹아내린 초의 양은 짐작하기 힘들 정도였다. 한 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면..... "개인이 가지고 온 기~~인 양초"는 절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 검은색 사각형 통을 보면 짧게 잘린 초들이 있으니 그것을 사용하면 된다.







꺼지고 켜진 불규칙한 초를 보며, 나는 고민에 빠졌다. 나도 하나 켜고 싶은데..... 유럽 여행에서는 안전한 여행을 위해서 들렀던 성당마다 초를 켜곤 했다. 나는 이곳에서 주변을 살폈다. 누구나 검은색 통 안에서 초를 꺼내어 초에 불울 붙이고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보고 나도 똑같이 따라 했다. 비록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크리스천인 나는 이곳에서 나의 하나님에게 잠시나마 기도를 했다.






한쪽 벽에 이렇게 양각이 있다. 어떤 내용과 의미를 담아서 표현한 양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식민지 시대를 표현하고 있었고, 왼쪽은 뭔가 바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왼쪽 조각은 작은 아기 예수상을 바치는 모습인 듯. 아기예수상은 마젤란이 필리핀에 있었을 당시, 통치자의 부인이 선물한 아기 예수상이다. 여러 번의 화재로 피해를 본 산토니뇨 성당이지만 유일하게 아기 예수상만 불에 타지 않아서 지금까지도 신성시 여겨지고 있다고. 그래서 그런지 세부 공항에 가면 비슷한 아기예수상이 전시되어있기도 하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더 많은 사람이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신부님의 모습은 카메라로 제법 당겨야만 볼 수 있을 정도로 멀었다. 매우 더운 날씨에 우산/양산 가릴 것 없이 더위를 피하면서 미사에 참석하는 모습에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산토니뇨 대성당의 미사는 시간대마다 세부어와 영어로 나누어져 진행한다.

오전 5시 30분 / 오전 7시/ 오전 10시/  오후 2:30/ 오후 4시 : 세부말

오전 8시 30분 / 오전 11시 30분/  오후 5시 반/ 오후 7시  : 영어


일요일 미사 일정은 위와 같은데, 내가 일요일 2시 넘어서 도착해서 그런지 세부어로 미사가 진행하고 있었다. 영어 시간이었다면 좋은 말을 조금 더 캐치했을 텐데!








짧게나마, 성당을 둘러보고 초를 밝히며 무사 기도를 드리고 성당을 빠져나왔다. 보홀섬 지진으로 인한 여파가 여실히 높은 건물이 많은 세부시티로 전달되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그래도 큰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것이 다행이다. 지금도 어마어마한 태풍으로 한 도시가 파괴되었을 만큼 슬픈 필리핀에게, 더 많은 위로와 더 많은 구원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산토니뇨 성당과 마젤란 크로스를 둘러보고 세부시티의 유일한 도교 사원으로 씽씽 달리며 이동했다.




----- 세부, 산토니뇨 대성당 -----

- 주소Osmena Boulevard, Cebu City, 6000 Cebu, Philippines  지도 보기

- 연락처: +63 917 662 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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