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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기록/모로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는 초보자가 길 찾는 것은 무리였다.

by 러블리 앨리스, 호텔&여행 블로거 2013.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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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여행

초보자가 길 찾는 것은 무리였던 마라케시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나서 조식을 먹고 나서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가까운 거리에 왕궁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마 엘프나 광장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고 한다. 택시를 타면 당연히 5분 만에 도착하지만, 바가지를 쓸 위험도 있다고 판단하여 일단 근처 버스 정류장까지 가서 결정하기로 했다. 방을 나서서 주인아저씨한테 대충의 정보를 얻었을 때가 12시 즈음. 한창 더울 때 우리는 출발을 했다.


 버스 정류장에 가서 버스 회사 스태프한테 물었더니, 어떤 분한테 우리를 다른 분에게 토스해주셨다.

 그분은 관광 가이드로 일하는 분인데, 우리가 동양인이니까 그 아저씨한테 토스해주셨던 것! 이유는... 그 가이드 분은 일본어를 할 줄 아셨고, 당연히 우리가 일본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본인이 아니고 한국인이라고 이야기했더니 가이드는 자신은 영어는 잘 못 하고 일본어 할 줄 아는데 혹시 일본어 할 줄 아냐고 물었다. 내가 간단하게 일본어를 할 줄 안다고 하여 이후부터는 일본어로 대화했다.


 우리는 왕궁에 가려는 데 어떻게 가는 게 좋냐. 라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걸어가라고 했다. 걸어가는 동안 이것저것 둘러보고 하면 좋지 않겠냐는 것이 그분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날씨가 정말 후덥지근 기절할 것 같아 이 날씨에 못 걷겠다고 했더니 그럼 택시가 제일 좋은데, 내릴 때 바가지 쓰면 어떡할거냐고 물으셨다. 아.... 걷기도 싫고 바가지 쓰기는 더 싫고.. 일단 친구들과 이야기해 본 결과, 걷기로 했다. 아랍국가에서 바가지는 지칠 대로 지쳤기 때문!. 그래서 가이드가 말해준 방향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길을 걸으면서 느낀 거이지만, 이곳의 표지판은 불친절하게 대충 있었던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당최 내가 이해를 못 했던 것일지도. 지도를 가지고 걸어가는데도 왠지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계속 표지판을 확인하면서 대충 저 건물이, 저렇게 높게 솟은 것이 왕궁이겠구나.. 생각하며 걷고 걸었다.





 도저히 길을 모르겠다 싶어서 음료도 하나 마실 겸, 슈퍼에 들렀다. 슈퍼에 들렀더니 주인아저씨가 Can you Speak English?라고 물었다. 오예! 영어 할 줄 아시나 보다! 싶어 '왕궁에 가려는 데 도저히 길을 모르겠다. 대충 이 근처인 것 같은데 어디로 가면 되냐' 라고 물었는데 아저씨가 허허허허 하고 웃기만 하셨다. 응? 이게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 답을 해주겠지 싶어서 아저씨 얼굴만 쳐다봤는데, 아저씨가 아랍어로 다른 사람한테 뭐라고 하시더니 정말 짧은 영어로 ' 나는 영어 잘 못 한다'고 하셨다.  결국  바디랭귀지로 묻기도 하고, 지도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다들 모르겠다는 바디랭귀지를 보여주었다.

그냥 길 묻기는 포기하고 음료나 하나 사 먹는 걸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왕궁으로 가는 길 찾는 에피소드 1 

 백인 관광객들이 한 둘씩 보이는 걸 보니 대충 이쯤인 것 같은데 싶어서 일단 백인 관광객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동네 아이들이 우리에게 갑자기 막 달라붙기 시작했다. 그것도 엄청 친근하게! 낯설지 않은, 매우 익숙한 광경이다. 그 아이들이 우리 같은 관광객한테 다가오는 이유는 뻔하니까.


 관광이 주요 수입 중 하나였던 도시 카이로에 있던 10명 안팎의 아이들이 관광객에게 다가오는 이유는 딱 하나. 그 이유와 지금 이 상황에서의 이유도 같다. 나한테 "마담 다담, 카메라 플리즈"라고 하길래 가만 쳐다보니 한번 보여달라는 제스쳐였다. 그러나 이런 아이들의 반응에는 단호히 대답해주는 것이 여행 내내 큰 영향을 미치는 정신건강에 좋다. "노!" 라고 했더니 나에게 엄청 격하게 화난 표정으로 아랍어로 욕한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아랍어 잘 몰라도 욕 정도는 분위기상 충분히 감지 가능하다) 관광지 근처의 아랍국가 아이들은 대부분 이렇게 길들어있었다. 카이로에서는 대뜸 돈부터 달라고 하고 마라케시는 카메라 달라고 하는 무서운 아이들.


골목길 안쪽으로 들어갔더니 재래시장이 보이고 길이 보이긴 하는데.... 확신이 서지 않았다. 10대 청소년으로 보이는 아이가 우리에게 어디 가냐고 영어로 물어본다. 우리는 왕궁을 가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더니 자기를 따라오라고 한다. 사실 이쯤 되면 우리는 그 아이를 기본적으로 의심을 하게 된다. 그 아이를 따라가기 전에 불러 세워놓고 우리한테 무얼 원하냐. 물었더니 돈이란다. 그럼 됐다.. 고 했다. 사실 돈을 주고 아이들한테 가이드를 부탁할 수도 있긴 하지만, 돈도 돈이고, 또 어디로 우리를 안내할지 모르는 터라 (영화를 많히 봐서...) 그닥 마음이 편치도 않았다.


 그러다가 어떤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물으신다. 어디 가냐고. (아랍어로 하셨는데 딱 풍기는 분위기가 어디 가냐고 하는 거 같았다;;) 한 손에는 봉지를 드신 것을 보아하니 재래시장에서 찬거리를 사신 것 같았다. 우리는 할아버지에게 왕궁가요.. 그랬더니 자기를 따라오라고 하셔서 열심히 따라갔다. (아이는 안 믿고 할아버지는 믿는 이 기준은... 내 마음대로다. 그냥 여행지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참 잘해주시길래 믿었을 뿐^^;;;) 여기는 골목길이 복잡하니 잘못하면 길을 잃는다고 하셨고... 우리는 쭐래쭐래 따라 나갔다가....... 우리한테 아무것도 바라지도 않으시고 본인이 생각하시는 목적지에 우리를 데려다주시고 멀리 자신의 집으로 사라지셨다. 문제는 할아버지가 잘못 알아들으시고 우리를 다시 출구 쪽에 데려다 주셨다. 아....;;;;;









왕궁으로 가는 길 찾는 에피소드 2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할아버지한테 감사했지만.... 다시 왕궁을 찾으러 가다가 꾀를 냈다. 관광객처럼 보이는 외국인을 따라가다 보면 뭔가 길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지도를 봐도 이해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까지 했다. 그러다가 발견한 외국인. 배낭을 메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딱 관광객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녀석이 모르게 뒤를 쫓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를 쫓던 우리는 5분 만에 그는 우리를 눈치챘고 갑자기 그 남자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것이다. 이런..;;;; 잘못하다가 큰일 나겟다 싶어, 우리 정체를 밝혀야겠다 결정하고 그 남자를 잡기 위해 뛰었다. 위기감을 느낀 그 사람은 제대로 뛰기 시작했다. 이대로 오해를 살 순 없다... 동양인 여자 3명이 정말 열심히 쫓아가서 그를 잡았다!






" 미안한데.. 사실은 우리 어느 나라에서 왔는데, 널 미행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말이야, 그저 길을 잃어서, 마치 너도 우리와 비슷한 길을 가는 것 같아서 ^^;; 근데 우리가 지도를 잘 모르겠거든.... 근데 너는 알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 라고  헐떡임을 최대한 자제하며 길게 이야기했더니 갑자기 그 녀석이 풋.. 하고 웃었다. 그제야 우리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니! 

 만나서 반갑다며 그 녀석과 통성명을 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20대 초반 청년이었고 자신도 여행을 온 건 맞지만 왕궁을 가는 길은 아니라고. 지도를 꺼내 보이며 우리가 지금 있는 위치를 체크해주고, 왕궁으로 추측되는 위치를 지도와 함께 표시하며 길을 알려주었다. '이쪽 길로 가서 다시 한번 더 사람들한테 물어봐' 그리고 자신은 가족들하고 점심 식사가 있는데, 늦어서 길 찾고 있던 터라고 했다. 무척 고마웠다. 놀라웠던 건.... 그 녀석이 가르쳐준 길은 이미 우리가 갔던 곳이라는 것!







 길에서 한참 헤매다가 눈에 띈 마차. 저 마차가 제법 비쌌는데, 저 마차를 타고 여유롭게 움직이는 관광객이 부러웠다. 왜냐하면, 우리는 왕궁을 찾기 위해서 3시간째 헤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한테도 주변 관광객들한테도 길을 묻다가 지쳐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가서 에어컨 켜고 낮잠을 자기로 했다. 너무 더운 날씨에 거리를 헤맸던 것이 급격한 체력저하를 큰! 원인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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